검색결과286건
프로야구

[류선규의 다른 생각] 초유의 오심 은폐, 문제 해결의 핵심은 기계 아닌 사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야심 차게 도입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두고 현장의 볼멘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14일 대형 사고가 터졌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전에서 심판들이 ABS와 다른 판정을 내린 뒤 사실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전례를 찾기 힘든 사건인 만큼 며칠 동안 야구계가 시끌벅적했다.이번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건 당일 경기 중계방송을 통해서다. ABS에 이상함을 감지한 강인권 NC 감독이 볼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자 심판들이 그라운드에 모여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이때 한 심판위원이 갖고 있던 핸드 마이크를 통해 뇌까리던 '은밀한 대화'가 날 것 그대로 전파를 탔다. 핸드 마이크는 야구장 관중이 들을 수 있게 설정돼 있고 동시에 중계방송팀에도 연결돼 있다. 온·오프 기능이 없는 마이크로 심판위원이 사용할 때 전광판실에서 소리를 조정한다. 다만 전광판실에선 중계방송팀으로 들어가는 소리를 제어할 순 없다. 해당 심판위원은 핸드 마이크의 기능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기계와 사람이 어우러져 사건이 촉발한 셈이다. KBO는 ABS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사항에 대해 후속 대책을 내놨다. 아울러 지난 19일 인사위원회를 통해 해당 심판위원들을 중징계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추락한 신뢰는 인사 조치만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ABS는 구단들이 찬성해 도입이 결정된 만큼 현장의 공감대 형성을 KBO에만 맡길 게 아니다. 구단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목소리를 수렴해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이를 KBO에 알려 간극을 좁혀야 한다. KBO도 마찬가지다. 발 벗고 뛰는 모습을 보여야 팬들은 물론이고 야구계 전반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보다 중요한 게 있을까.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 완벽하게 설계했다고 하더라도 운영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문제와 마주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거다. 그게 어렵다면 현장과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을 갖춰도 현장에서 직접 뛰는 선수, 코칭스태프가 신뢰하지 않으면 논란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고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2년 전이었다. SSG 랜더스 투수들이 타 구장과 비교해 홈구장 마운드가 낮다며 구단에 조정을 요청했다. 구장 관리 담당자가 실측하고 투수들과의 미팅을 여러 차례 반복한 결과, 실제 마운드 높이가 낮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투수들 입장에서 마운드 높이가 낮게 보인 건 다른 이유였다. 마운드와 배터박스는 정상이었으나 마운드 주변 표면 배수를 위해 약간의 경사를 두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구장마다 ABS 존이 다르다"는 현재 선수들의 불만을 허투루 들을 수 없는 이유다.ABS 관련 논란을 줄일 방법으로 판정 결과를 바로 전광판에 쏘는 걸 추천한다. 전광판은 야구장에서 관중과 소통하는 창구이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야구장 내 관계자들이 모두 관심 있게 지켜본다. 올 시즌 야구장에는 피치클록 관련 전광판이 설치돼 있는데 이를 활용, 실시간으로 볼과 스트라이크 신호를 보내는 건 어떨까. 그뿐만 아니라 양팀 더그아웃에 설치된 태블릿 PC에 ABS 결괏값을 빠르게 올리면 현장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이렇게 하다 보면 ABS는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된다. 지금은 ABS의 성공을 위해 야구계를 구성하는 모든 주체가 하나가 될 때다. 팬들이 원하는 리그의 공정성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문제 해결은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한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4.04.22 13:13
프로축구

심판 밀친 폭력적 행위 '추태'…연맹 상벌위 '중징계' 나올까 [IS 시선]

그야말로 ‘추태’였다. 김용환(31·전남 드래곤즈)의 폭력적인 행위가 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자신을 말리려는 주심을 거칠게 밀치거나, 경기 끝난 뒤에도 상대 선수와 거친 신경전을 이어갔다. 논란이 거세지는데도 여전히 공식적인 사과조차 없으니, 그만큼 팬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상황은 이랬다. 지난 14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과 안산 그리너스의 K리그2 7라운드. 볼 경합 상황에서 김용환은 노경호(안산)를 뒤에서 팔로 밀쳐 넘어뜨렸다. 명백한 김용환의 파울이었다. 그런데 정작 김용환이 싸울 듯이 노경호에게 다가갔다. 거친 파울 직후 신경전이 벌어지는 건 흔한 일이지만, 파울을 범한 선수가 오히려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박세진 주심은 둘의 충돌을 막으려 애썼다. 거칠게 다가서는 김용환을 두 팔로 저지했다. 그런데 김용환은 자신을 말리려는 박세진 심판의 두 팔을 신경질적으로 뿌리쳤다. 워낙 거칠게 뿌리친 탓에 박 심판은 두 선수 사이에서 휘청였다. 주심이 말리는데도 김용환은 노경호에게 삿대질까지 하며 신경전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다.경기가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양 팀 선수들이 가까스로 떼 놓을 정도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물론 중계를 보던 팬들은 눈살이 찌푸려질 만한 이 장면을 고스란히 지켜봤다.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도 이 장면이 퍼지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무엇보다 선수가 주심을 향해 폭력적인 행위로까지 보일 만큼 거칠게 행동했으니 팬들의 분노도 거셌다. 더구나 박세진 심판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분노는 더욱 컸다. 만약 남성 심판이었다고 해도 똑같이 행동했겠느냐는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더구나 논란이 거세지는 상황에도 김용환도, 구단도 공식적인 사과마저 없는 상황이다.주심에게 폭력적인 행위로 한 것만으로도 즉각 퇴장을 줬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시선은 사후징계 여부에 쏠린다. 이미 16일 심판평가회의를 통해 관련 사안이 논의된 가운데, 프로축구연맹도 김용환의 상벌위원회 회부 여부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단계다.상벌위 회부는 불가피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과연 얼마나 무거운 징계를 받을 것인지에 더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연맹 상벌 규정 유형별 징계 기준에 따르면 심판의 권위를 부정하는 행위, 특히 심판에 대한 유형력 행사 시에 대한 징계 기준은 최소 2경기 이상 출장정지부터 10경기 이상 20경기 이하 출장정지 등으로 명시돼 있다. 자신을 말리려는 심판의 팔을 거칠게 뿌리친 행위를 어느 정도 수위로 판단하느냐가 관건이다.비슷한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무거운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자칫 솜방망이 징계에 그치면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심판들에 대해 비판적인 팬들조차 김용환의 행위에 대해서만큼은 무거운 징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건, 판정의 정확성과 심판에 대한 존중은 별개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건 연맹 상벌위의 몫이다.스포츠2팀 기자 2024.04.18 09:43
프로야구

예상된 콜 사인 오류, 개문발차한 KBO리그의 ABS [IS 이슈]

"정말 준비를 완벽하게 한 상태에서 시작한 건가요?"지난 1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발표를 지켜본, 복수의 구단 관계자 반응이다.이날 KBO는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전에서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 관련 담합을 시도한 이민호·문승훈·추평호 심판위원을 직무에서 배제,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문승훈 주심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상 스트라이크로 판정된 공을 볼로 오인해 잘못 판단했는데 이후 NC 측 항의가 들어오자 3심(실제로는 4심)이 모여 입을 맞추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담합의 발단이 된 '스트라이크 콜 사인 오류'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문제였다. ABS 시스템에서 심판은 인이어로 판정 내용을 들은 뒤 그대로 선언만 한다. 변수는 소음이다. ABS를 시험 운영 중인 미국에서는 관중 응원 소리가 크면 주심이 판정 결과를 정확히 듣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14일 경기가 열린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는 응원 앰프 소리가 유독 큰 구장이다. 사건 직후 현장 관계자는 "문승훈 주심이 소리를 잘 못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KBO는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 수신에 혼선이 발생했을 경우 ABS 현장 요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ABS 수신 혼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뒤늦게' 신설한 셈인데 말 그대로 사후약방문식 대처다.미국은 ABS를 수년째 테스트 중이다. 지난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지만 메이저리그(MLB) 도입 시점은 물음표다. 현장에서 거론하는 여러 문제점을 모두 수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AP 통신은 'ABS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귀로 듣는 것과 눈으로 보는 것을 조화시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선수가 스윙을 해도 ABS 시스템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면) 볼이라고 외친다'고 전했다. 상황에 따라 심판이 볼카운트를 헷갈릴 수 있는 셈이다.그뿐만이 아니다. ABS는 선수 신장에 따라 스트라이크존이 달라진다. 이를 두고서 미국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타격 자세에 따른 보정이 되지 않는 점 때문에 프로야구 현장에서도 적지 않은 선수들이 관련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타자는 "ABS 선을 끊어 버리고 싶다"며 억울해했다. KBO는 올해 투구와 타격 시간 등을 제한하는 피치 클록을 도입할 계획이었다. 당초 전반기 시범 운영 뒤 후반기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는데 현장 반발 탓에 내년 시즌 정식 도입으로 한발 물러섰다. 당시에도 준비 미흡이 지적됐다. ABS도 크게 다르지 않다.한 구단 관계자는 "모든 게 너무 빠르다. 문제점이 뭔지 확인하고 시작해도 될 텐데 충분한 논의의 시간이 있었나"라고 되물었다. 3월 이사회에서 ABS 평가를 유보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4월 말까지 경기를 지켜보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6 12:06
프로야구

'시간차 전송' ABS 태블릿 PC의 한계, '어필 시효' 지났다는 심판 [IS 이슈]

"어필 시효가 지났다."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전에선 '희대의 오심' 나왔다. ABS에서 스트라이크로 판정된 공을 문승훈 주심이 볼로 선언한 것이다. NC 측에서 판정에 항의하자 심판들끼리 모여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들으세요(하세요). 우리가 빠져나갈…그거밖에 없는 거예요"라고 입을 맞추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혀 조작 논란으로 이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눈여겨 볼 부분은 '어필 시효'이다. 14일 심판진은 강인권 NC 감독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민호 1루심은 "규정상 다음 투구가 이뤄지기 전에 어필해서 정정해야 하지만 어필 시효가 지나 카운트(원심)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문제의 상황은 3회 말 2사 1루 이재현 타석 2구째 발생했는데 NC 측 항의는 5구째 이후였다. 어필 시점이 지났다는 심판 판정이 틀린 건 아니다. 다만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KBO는 올해 ABS를 도입하면서 각 구단에 태블릿 PC를 함께 제공했다. 더그아웃의 선수들은 태블릿 PC 내 2D 화면으로 ABS 판정을 확인한다. 원칙적으로 ABS 판정 결과는 최종적이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하지만 문제라고 생각한 부분을 문의하는 건 가능하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13일 ABS 판정이 이상하다고 판단,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심판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문제는 투구 내용이 바로바로 태블릿 PC에 찍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본지가 직접 확인한 결과, 투구 뒤 최소 13초 이상 지나도 ABS 결과가 전송되지 않았다. 14일 경기에서 NC 측 항의가 늦었던 이유기기도 하다. 이민호 1루심이 밝힌 '다음 투구가 이뤄지기 전 어필'이라는 부분이 실현 불가능에 가까운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필 시효'가 의미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KBO 관계자는 "TV 중계에 (빠르게 ABS가) 찍히는 건 중계 전용 회선을 이용해서 그렇다. 태블릿 PC는 무선이다 보니 (시간) 차이가 존재한다"며 "처음보다 조금 빨라지긴 했는데 시간 단축을 위해서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한 구단 단장은 "스트라이크와 볼의 음성 전달을 심판이 독점하고 있지 않나. 심판이 판정에 따른 액션을 해야 하니까 먼저 듣는 건 맞지만 1~2초 뒤에는 그 음성(ABS 판정)을 양쪽 더그아웃에서 모두 들을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게 나을 거 같다"며 "그게 아니라면 (무선의 시간 차를 없앨 방법으로) 태블릿 PC에 나오는 ABS 결과를 전광판에 바로 쏘는 거다. 그러면 팬들도 바로 납득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5 13:30
프로야구

[IS 광주] 투수도 놀란 ABS 콜, 김태형 감독 "판정을 기계가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다"

롯데 자이언츠로선 공 판정 하나가 아쉬웠다.김태형 롯데 감독은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이틀 전 열린 SSG 랜더스전에 나온 스트라이크 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롯데는 0-2로 뒤진 7회 초 1사 2루에서 왼손 타자 나승엽이 7구째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SSG 왼손 불펜 고효준이 던진 시속 143㎞/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코스 상단에 꽂혔는데 '로봇 심판'이 이를 스트라이크로 판정한 것이다. 고효준도 삼진 콜에 놀랐을 만큼 '애매한 코스'였다.롯데는 나승엽 삼진 직후 정훈마저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돼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개막 2연패에 빠진 김태형 감독은 "심판들도 높게 봤다고 하더라. 기계(ABS)가 스트라이크로 했다는데…그걸 어필해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어필이라는 게 심판이 봐도 볼이라고 판단해도 기계에 스트라이크로 찍혀 있다. 어필 대상은 되지만 기계에 찍혀 있으면 스트라이크"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볼이라고 판단해도 ABS상 스트라이크면 어필의 의미가 없다는 의미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이 적용되고 있다. 심판의 주관적 판정이 아닌 기계에 설정된 가상의 존을 통과한 공에만 스트라이크콜이 불린다. 포수 뒤에 있는 심판은 인이어로 판정 내용을 들은 뒤 그대로 선언만 한다. 명백한 오류라고 판단하지 않는 이상 심판은 ABS 판정에 관여할 수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91.3%였던 심판 정확성을 ABS 적용 시 올해 95~6% 정도로 상승할 거라고 기대했다. 현장의 기계 오류만 없다면 사실상 100%에 가까운 정확도가 가능하다는 평가다.김태형 감독은 "심판이 판단해서 이건 (ABS에 스트라이크로) 찍혀도 볼이라고 어필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기계에 찍혀 있으니까…어필을 하나 마나 한 것이다. 그날도 보니까 (스트라이크존) 끝에 걸려 있더라.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기계가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상대와) 똑같은 입장으로 한다면 할 말은 없는데 그런 부분으로 경기 흐름이 확 바뀌는 건 아쉽다"고 말했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26 18:13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골프는 진정으로 심판이 없는 스포츠인가?

독자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따금 자기 입으로 말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고. 바로 ‘골프는 심판이 없는 스포츠’라는 말을 말이다. 독자도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이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골프는 심판이 없는 스포츠라는 말은 정말 맞다. 그런데 골프 대회에는 심판이 있다. ‘당연하지’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독자라면 골프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 틀림 없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스포츠라면서 골프 대회에는 왜 심판이 있냐고? 그건 말하나 마나이다.골프 대회 때는 심판이 몇 명이나 코스에 있을까? 뱁새 김 프로가 몸담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주관하는 대회에는 보통 7~8명이 근무한다. 2부 투어인 ‘KPGA챌린지투어’와 시니어 투어인 ‘KPGA챔피언스투어’ 그리고 KPGA 프로 선발전 때는 늘 7명이 일한다. 1부 투어인 ‘KPGA코리안투어’ 때는 항상 8명이고. 정확하게는 7명이 코스에 들어가고 경기위원장은 전체를 관할한다. 코리안투어 심판 7명 중에 6명은 흩어져서 보통 세 홀씩 맡는다. 1번~3번홀을 한 명이 맡고 다른 사람이 4번~6번 홀을 맞는 식이다. 가끔 코스에 따라서는 1번과 9번 홀을 한 사람이 맡고 다른 한 사람은 10번과 18번 홀을 맡기도 한다. 출발하는 홀과 들어오는 홀이 가까이 있는 경우에 그렇다. 남는 한 명은 무엇을 하느냐고? 코스 여건에 따라 다르다. 홀 사이를 오고 가기가 수월한 코스에서 대회를 치를 때면 남은 한 명은 대회 본부 근처에서 경기 진행 상황에 맞추어 움직인다. 물론 점심을 먹으려고 교대를 할 때나 갑작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코스 안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가끔 다른 심판들이 농땡이를 치고 있지는 않은지 슬쩍 가보는 경우도 있다. ‘간식을 전달하러 왔다’는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당해 보면 안다. 선수 숫자가 육십 명 남짓으로 줄어 진행이 여유로운 토요일 오후에 졸음이 슬며시 오는데 갑자기 “김 위원 몇 번 홀에 있어요”라는 무전이 들리면 얼마나 화들짝 놀라게 되는지. 흠흠! 이렇게 특정 홀이 아니라 코스 전체를 돌아다니는 심판이 바로 팀장이나 부위원장이다. 아차, 본론으로 돌아가자.세 홀마다 심판이 한 명씩 있어도 선수 모두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지켜보기는 불가능하다. 그래도 코리안투어에서 선수가 반칙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골프 법률가들이 고안한 기가 막힌 제도인 ‘마커’ 덕분일까? 골프에서 ‘마커’는 여러 가지 뜻이 있다. 몇 가지 뜻이 있는지 알아야 진정한 뱁새 칼럼 애독자라고 할 수 있다. 한 두 가지는 알겠는데 다는 모른다고? 뱁새가 마커에 대해서만 칼럼 한 회를 전부 할애해서 쓴 적이 있다. 꼭 읽어 보기 바란다. 오늘 말하는 마커는 같은 조에서 플레이 하면서 다른 선수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A선수가 B선수의 마커’라고 하면 ‘A가 B를 감시한다’는 뜻이다. 물론 마커는 선수끼리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다. 경기위원회가 정해준다. 심판과 마커가 있고 갤러리까지 있는데 어디 못된 마음을 먹기가 쉽겠는가? 혹시라도 속임수를 쓰다가 들통나면 선수로서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데. 물론 어떤 투어에서는 심각한 반칙을 저질러도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서 투어에 복귀시키는 경우도 보았다. 코리안투어에서는 어림 없는 일이다. TV 중계를 하는 카메라도 심판 사이의 거리가 만드는 빈틈을 메운다. 높은 카메라 타워에서 줌으로 당겨 촬영하면 수 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하는 짓도 눈 앞에서 보는 것처럼 방송을 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허점이 있다. 전에는 없던 허점이 생긴 것이다. TV 시청자가 중계를 보다가 선수가 반칙을 하는 것을 목격해도 선수에게 페널티를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시청자가 해당 대회를 주관하는 골프협회에 전화를 걸어 반칙을 귀띔하는 일이 흔했다. 그러면 경기위원회는 중계한 TV 화면 따위를 확인해 선수에게 페널티를 부가했다. 물론 시청자 이야기가 맞을 때만. 우승을 한 줄 알았던 선수가 시청자가 한 제보 탓에 페널티를 받고 우승을 놓친 일도 있었다. 실격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런데 지금은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시청자가 한 클레임을 더 이상 경기위원회가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회장 밖에서 TV로 골프 대회를 보면서 화면이 잡은 선수의 사소한 반칙까지 꼬집어 내는 놀라운 골프 팬을 ‘카우치 레퍼리’라고 불렀다. 카우치는 쇼파의 한 종류이다. ‘거실 쇼파에 누워서 반칙을 잡는 심판’이 사라진 것이다. 선수를 감시할 수 천 수 만 개의 눈을 가린 것이나 다름 없다. 시청자가 제기한 클레임을 경기위원회가 검증조차 하지 않으니 말이다. 아니, 그런 법이 어디 있냐고? 세계 프로 골프투어가 다 함께 채택한 규정이다. 왜 이렇게 규정을 고쳤는지 뱁새는 이해할 수 있다. 시청자가 제기한 클레임을 처리하는 것이 경기위원회에는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심판이 보지 못한 것을 시청자가 보고 지적한 것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니 이게 얼마나 무거운 일인가. 그런데 시청자가 꼭 합당한 클레임만 제기했을까? 가끔 엉터리 클레임에 대응하느라 경기위원회는 하루 경기가 끝나고도 밤이 깊도록 회의를 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클레임이 맞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시청자 제보로는 페널티를 먹이지 않기로 투어 규정을 고친 것이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스포츠’라는 말은 골퍼를 믿는 것에서 나왔다. 바로 골퍼는 신사이고 숙녀이라는 믿음 말이다. 그 믿음을 고의로 저버린 사람은 더 이상 골퍼가 아닌 것이다. 그가 프로 골퍼라도 마찬가지이다. 골퍼가 아닌 사람인데 골프장에서 클럽을 휘둘러 골프공을 치고 다니는 사람을 무엇이라고 부르는지는 독자도 알 것이다. 바로 스팅어(STINGER)라고 부른다는 것을. 골프가 진정으로 심판이 없는 스포츠가 되려면 스팅어를 골프 세상에서 몰아내야 한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KPGA 프로 2024.03.20 08:07
NBA

제임스·커리 명승부 망친 샷 클록 오류…“멍청한 심판들의 쇼”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와 스테픈 커리가 명성다운 맞대결을 펼치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경기 막바지 샷 클록 오류가 생기면서 시간이 크게 지체됐고, 치열했던 경기는 다소 맥 빠진 채 마무리됐다.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7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LA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2023~24 NBA 정규리그 맞대결을 펼쳤다.서부 콘퍼런스 9위와 10위의 맞대결이었지만, NBA를 대표하는 제임스와 커리의 대결은 매번 팬들의 시선을 모았다. 이날은 제임스와 커리의 통산 22번째 맞때결이기도 했다.두 팀은 전반까지 1점 차 접전을 벌였다. 커리가 3점슛 4개 포함 13득점을 몰아쳤고, 제임스는 18득점 8어시스트로 맞섰다. 이들을 보좌하는 클레이 탐슨(21득점), 디안젤로 러셀(14득점)의 활약도 돋보였다. 유일한 아쉬움은 레이커스의 빅맨 앤서니 데이비스가 공격 도중 트레잇 잭슨-데이비스의 팔에 눈을 맞아 코트를 떠난 것이었다.워리어스는 쾌조의 슛감을 이어가며 3쿼터에만 35득점을 터뜨리는 등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넫 제임스가 4쿼터 7분 31초를 남겨둔 시점부터 연속 6득점을 몰아치며 한 자릿수 점수 차로 좁혔다. 중반을 넘어서자 덩크와 훅슛으로 워리어스의 골밑을 공략하더니, 2분 7초를 남겨두고는 커리 앞에서 코너 3점슛을 터뜨리며 3점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해당 장면에서 제임스의 발이 선을 밟았다는 판정이 나오며 득점이 취소됐다. 치열했던 명승부는 이때부터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샷 클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심판진은 연이어 휘슬을 잡았다. 시간이 줄어들지 않자 레이커스의 공격이 조금씩 깎이기 시작했다. 재차 공격을 시도하려고 했던 제임스는 결국 코트에 공을 집어 던지며 “계속 이렇게 하기엔 내가 너무 나이가 많다”라고 말하며 자조 섞인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심판진의 연이은 개입에도 샷 클록은 여전했다. 결국 마지막 2분에는 장내 아나운서가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등 촌극이 벌어졌다. 샷 클록이 고장난 시점부턴 경기가 무려 20분 넘게 지연되기도 했다. 해당 경기를 접한 팬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명백히 멍청한 심판들의 쇼”라고 꼬집었다.커리는 “커리어에서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 이런 지연은 이 나이에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 중 하나다. 엔진이 꺼지면 다시 시작하기 어렵다”라고 돌아봤다. 결과적으로 워리어스가 점수 차를 유지하며 레이커스를 128-121로 제압했다. 두 팀의 격차가 없어졌고, 워리어스가 9위로 올라섰다. 커리는 31득점 5어시스트 2스틸로 맹활약했고, 탐슨이 26득점으로 그를 지원했다. 조나단 쿠밍가(23득점) 드레이먼드 그린(12득점 12리바운드 13어시스트) 등 주전들의 활약도 빛났다.레이커스에선 제임스가 40득점 8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분전했으나, 결국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김우중 기자 2024.03.17 15:13
LPGA

[IS 이슈] '골프 가치 훼손했는데..' 원칙 깨고 징계 감면, 윤이나는 환영받을 수 있을까

‘오구 플레이’에 따른 윤이나의 징계 감면 문제가 뜨겁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지난 8일 이사회에서 윤이나의 출전 정지 기간을 3년에서 1년 6개월로 감면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9월 19일 끝날 예정이었던 윤이나의 징계는 2024년 3월 19일까지로 앞당겨졌다. 이에 따라 윤이나의 2024시즌 KLPGA 투어 출전도 가능해졌다.윤이나는 2022년 7월 열린 한국여자오픈에서 자신의 공이 아닌 다른 사람의 공을 치는 오구 플레이를 했다. 1라운드 15번 홀 티샷이 우측으로 밀린 뒤 러프에서 공을 찾아 경기를 진행했는데, 이후 이 공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도 플레이를 이어갔다. 윤이나는 대회 한 달 뒤 이를 자진 신고했다. 이에 그는 8월 대한골프협회(KGA)와 9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로부터 각각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하지만 2023년 9월, KGA가 윤이나의 징계를 3년에서 1년 6개월로 줄였다. 이어 KLPGA도 2024년 징계 감면을 확정했다. KLPGA는 “스폰서 등 골프 관계자, 골프 팬, 회원 등의 입장과 윤이나 선수에 대한 KGA의 징계 감경 등이 고려됐다”라고 밝혔다. 그의 구제를 호소하는 3500건의 탄원을 감안했다고도 덧붙였다. KGA의 감면 배경도 비슷했다. 시선은 곱지 않다. 오구 플레이 자체가 골프의 정신을 훼손한 것인데, 이를 숨기고 늑장 신고했음에도 징계를 감면하는 것은 골프의 ‘공정성’을 위배했다는 지적이다. 2022년 남자골프(KPGA)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아시아드CC부산오픈에서 고의로 오구 플레이를 한 선수가 자격정지 5년에 벌금 5000만원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윤이나의 징계는 이보다 가벼웠는데도 감면까지 받았다.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목소리와 함께, 윤이나의 스타성에 따른 대회 흥행과 스폰서의 이득을 위해 골프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A 경기위원은 “초등학교, 중학교, 주니어 대회에서도 오구 플레이로 심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어린 선수들이 뭘 보고 배우겠나”라면서 “잘못의 책임(징계)은 가볍고 우승만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는데 누가 골프를 정직하게 치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원칙을 깬 KLPGA는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잘 나가던 여자 골프에 찬물을 끼얹은 행위”라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KLPGA 선수회는 비공개 설문을 통해 윤이나 징계 감면에 대한 의견을 들은 바 있다. 이때 90% 이상이 이를 반대했다. 그러나 KLPGA는 “전체 회원의 입장을 듣고 징계 감면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2022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한 차례 우승을 차지한 윤이나는 호쾌한 장타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선수다. 한 번의 잘못된 결정으로 추락했다. 이번 징계 감면이 오히려 그의 스타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원칙을 깬 KLPGA의 이미지도 큰 타격을 받았다. 윤이나는 징계 감면 결정 후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골프의 정신과 규칙에 따라 정직하고 성실하게 플레이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말했다. 2024시즌 복귀하는 윤이나는 환영받을 수 있을까. 윤승재 기자 2024.01.10 06:04
배구

2개 구단에 "돈 빌려달라" 요청 배구 심판, 제명 징계

프로배구 구단 관계자에게 돈을 빌린 현직 심판이 제명됐다.한국배구연맹(KOVO)은 24일 오전 연맹 회의실에서 "A 심판의 심판 복무자세 및 금지사항 위반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제명 징계를 내렸다"고 발표했다.연맹에 따르면 최근 A 심판의 금전 차용 요청 사실을 제보받은 후, 본 건에 관하여 14개 구단 및 심판 전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A 심판이 두 구단 관계자에게 금전 차용을 요청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A 심판은 구단 관계자 및 심판들에게 금전 차용 요청과 시즌 중 구단 관계자와 비공식적인 접촉을 시인했다. 연맹은 "사건 정황과 징계 및 제재금 부과기준의 적용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하여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A 심판의 진술과 소명도 청취했다"고 밝혔다. 상벌위원회는 심판이 구단 관계자를 비공식적으로 접촉해 금전 차용을 요청한 것은 프로리그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심각한 행위라고 판단하였으며, 다시는 유사한 위반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히 제재하기로 결정했다. 한국배구연맹 심판규정 제12조(복무자세) 3항, 심판수칙 제3조(품위유지), 제4조(금지사항) 및 제재금, 반칙금 부과기준(일반) 11. 연맹 및 구단 소속 구성원의 금지사항 위반 5번(기타 품위 손상 행위)에 의거하여 만장일치로 A심판에게 제명 징계를 부과했다. 상벌위원회는 연맹에게 더욱 철저한 심판 관리 및 운영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이형석 기자 2023.11.24 17:15
프로축구

결국 심판진 징계로 끝…전북-포항전 교체 해프닝 ‘몰수패’ 없이 결론

포항 스틸러스의 ‘몰수패’는 없다. 지난달 전북 현대와 포항의 경기 도중 발생한 교체 해프닝에 대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결론이다. 교체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포항의 책임은 없고, 대신 교체절차 수행과정에서 심판진의 책임만 있다고 봤다. 이로써 교체 해프닝은 심판진들에 대한 징계만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프로축구연맹은 7일 “포항의 0-3 몰수패로 정정해야 한다는 전북 구단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심판이 김인성을 내보내지 않은 상태에서 신광훈이 경기장에 들어간 사실은 심판의 규칙 위반으로 인해 발생한 것일 뿐 포항에 귀책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김인성과 신광훈을 무자격선수로 볼 수 없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9일 전북 구단이 공식적으로 이의제기에 나선 지 9일 만이다.문제의 상황은 지난달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5라운드 전반 26분에 나왔다. 포항의 김용환이 부상으로 경기장 밖에서 치료를 받던 타이밍, 포항은 김인성이 나가고 신광훈이 들어가는 교체용지를 대기심에게 제출했다. 실제 신광훈의 교체 투입 시점 대기심이 들어 올린 판에도 김인성의 등번호인 7번이 나가고, 17번인 신광훈이 투입되는 것으로 표기됐다. 문제는 김인성이 그대로 그라운드에 남아 있는 가운데 신광훈만 그대로 투입됐다는 점이다. 주심과 대기심 등 심판진은 치료를 받던 김용환의 교체 아웃으로 착각하고, 김인성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신광훈의 출전을 허락한 것이다.이로써 당시 그라운드에는 김인성과 신광훈 등 11명, 그리고 사이드라인 밖에서 치료를 받던 김용환까지 포항 선수만 12명이 됐다. 심판진은 이 사실을 4분 30초가 지난 뒤에야 파악했다. 결국 포항 구단이 제출한 선수교체표에 따라 김인성을 뒤늦게 내보낸 뒤 경기를 재개했다.전북 구단은 경기 다음날 포항의 0-3 몰수패 처리와 김인성·신광훈의 사후퇴장 징계를 요청하는 공식 이의제기 공문을 제출했다. 규정에 따라 김인성과 신광훈은 경기 출전 자격이 없는 선수고, 따라서 무자격선수가 출전한 포항은 0-3 몰수패를 당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전북 구단은 “경기 규칙과 경기 규정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원칙인 선수 교체 절차가 잘못된 경우로 결코 가볍게 다룰 수 없는 사안”이라며 “K리그 위상을 위해서라도 정확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맹은 그러나 김인성을 내보내지 않은 상태에서 신광훈이 경기장에 들어간 건 심판의 규칙 위반일 뿐, 포항에 귀책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심판의 실수로 발생한 사안인 만큼 김인성과 신광훈을 무자격선수로 볼 수 없고, 이에 따라 전북 구단이 주장했던 포항의 몰수패 요청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우선 연맹은 설명 자료에서 경기 중 선수를 교체하는 과정은 ▶코칭스태프가 교체 여부와 대상을 결정하고 심판에게 교체를 요청하는 절차 ▶구단이 요청한 교체 절차를 심판이 수행하는 과정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책임은 구단과 심판에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이 교체용지에 김인성(7번)을 빼고 신광훈(17번)의 투입을 적어서 대기심에 제출하는 과정까지는 구단의 책임하에 있는데, 적어도 이 과정에서 포항 구단이 경기규칙을 위반한 사항은 없었다는 게 연맹의 설명이다.대신 심판진이 포항 구단의 교체 절차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명백한 경기 규칙 위반이 나왔다고 봤다. 당시 심판진은 김인성을 내보내지 않은 상태에서 신광훈을 들여보냈는데, 교체돼 나갈 선수와 대신 들어갈 선수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건 오롯이 심판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심판의 규칙 위반일 뿐 포항에 귀책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 배경이다.포항 구단 책임이 없으니 김인성과 신광훈 역시 무자격선수로 볼 수 없다는 게 연맹의 입장이다. 연맹은 “무자격 선수의 개념에는 ‘구단 스스로의 판단, 즉 구단의 귀책사유로 인해 경기에 출장한 선수’라는 전제가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포항의 귀책사유가 없는 이 사건에서는 김인성과 신광훈을 무자격선수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맹은 비슷한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K리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당시 일시적으로 12명이 된 팀이 전북이었다. 지난 2000년 전북과 부천의 경기에서 박성배가 나오기 전 교체 투입 선수인 조란이 들어갔는데, 당시에도 심판의 착오에 따른 사안이라 연맹은 전북 선수들을 무자격선수로 보지 않았다. 독일, 일본 등 해외에서도 교체 과정에서 심판진 실수로 한 팀의 선수가 12명이 됐을 때도 몰수패는 선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연맹은 또 2년 전 광주FC의 제주 유나이티드전 몰수패 사례와는 다소 결이 다른 사안으로 보고 있다. 당시 광주는 한 경기 교체 가능 횟수(3회)를 넘어 4차례 교체를 했다가 1-1 무승부 뒤 0-3 몰수패를 당했다. 광주는 3번째 교체 타이밍 때 2명의 선수를 동시에 투입하려다 ‘다음에 해도 된다’는 대기심의 설명에 따라 1명을 먼저 투입한 뒤 나머지 1명을 추가로 교체 투입시켰다. 뒤에 투입된 선수는 무자격 선수로 판정됐다.당시 광주는 대기심의 설명에 따른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연맹은 대기심의 잘못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선수 교체를 결정하고 심판에게 요청한 과정은 결국 광주 구단의 책임이라고 봤다. 심판진의 실수가 있었긴 하지만, 한 경기에 최대 3차례 교체가 가능한 규정을 위반하고 교체를 요청한 건 결국 광주 구단 판단에 과실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적어도 교체 요청 과정까진 규칙 위반이 없었던 포항과는 다른 사례라는 것이다.이로써 몰수패 가능성까지도 제기됐던 전북과 포항의 경기 결과는 그대로 1-1 무승부로 남게 됐다. 대신 연맹의 설명대로 교체 과정에서 규칙을 위반한 주심과 대기심 등 심판진 6명만 징계를 받게 됐다. K리그 심판들을 포함해 국내 모든 심판을 관리·감독하는 대한축구협회(KFA)는 이미 지난달 31일 심판진 6명에 대해 K리그 세 라운드 등 잔여 시즌 배정 정지 행정조치를 내렸다. 책임이 더 큰 주심과 대기심의 경우 내년 심판 등재 시 한 단계 강등시키는 사안을 안건으로 회부토록 했다. 전북 구단은 내부 논의를 거쳐 제소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김명석 기자 2023.11.07 16:23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